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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근경색?협심증 표준 치료 '스텐트 삽입술'... "손목 혈관 통해 30분이면 '뚫는다'" ①


막힌 혈관을 뚫어 생명의 길을 여는 '스텐트 삽입술(관상동맥 중재술)'은 허혈성 심장질환 환자들에게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았다. 과거에는 시술 과정의 통증이나 마취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는 환자가 많았지만, 최근 의료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환자가 겪는 신체적 부담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심장내과 박상돈 교수(인하대병원)는 "최근 스텐트 시술은 0.01mm 단위의 정밀한 영상 장비를 활용해 안전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졌다"며 "특히 과거와 달리 대부분 손목 혈관(요골동맥)을 통해 시술하기 때문에 시술 직후 앉거나 걸어 다닐 수 있을 만큼 환자의 부담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에게 관상동맥 협착증의 핵심 치료법인 스텐트 시술에 대해 물었다.

'명치 통증'도 심장 신호… 안정형 협심증은 약물 치료 우선
관상동맥 질환은 혈관이 좁아지는 '협심증'과 완전히 막혀 심장 근육이 괴사하는 '심근경색'으로 나뉜다. 흔히 왼쪽 가슴을 쥐어짜는 통증을 떠올리지만, 실제 환자들은 단순 소화불량으로 오인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박상돈 교수는 "심장의 위치가 위장과 가까워 심장에 혈액 공급이 잘 안될 때 '명치 부위가 답답하다'거나 '속이 쓰리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통증이 어깨나 목으로 뻗어나가는 방사통, 흉통과 함께 갑자기 식은땀이 흐르거나 숨이 차는 호흡곤란이 동반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좁아진 혈관을 모두 스텐트로 넓히는 것은 아니다. 환자의 증상, 심혈관 위도 및 임상 양상 등을 종합해 관상동맥 조영술을 통한 스텐트 시술 시행 여부를 결정한다. 박 교수는 "활동 시에 만 증상을 동반하는 안정형 협심의 경우 약물치료가 우선적으로 권고되며, 특히 혈관의 협착 정도가 심하지 않거나,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 관상동맥 조영술상 협착이 있더라도 심근허혈을 유발하지 않는다면 약물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도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ISCHEMIA 등 최근 대규모 임상 연구에 의하면, 활동 시에만 증상이 있는 '안정형 협심증' 환자에게는 무조건적인 스텐트 시술이 약물 치료보다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높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텐트 vs 수술, 결정 기준은?
그렇다면 스텐트 시술은 언제 필요할까. 박상돈 교수는 "혈관 협착이 심해 움직임 없이 안정을 취할 때도 증상이 지속되는 '불안정 협심증'이나 '급성 심근경색' 환자는 심장 괴사를 막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시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스텐트 시술만으로 해결이 어려워 '관상동맥 우회술(CABG)' 같은 외과적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박상돈 교수는 ▲심장 혈관 3개가 모두 좁아져 있고 당뇨가 있는 경우 ▲심장 전체에 피를 공급하는 좌주간부가 심하게 막힌 경우 ▲석회화가 너무 심해 스텐트 진입이 어려운 경우에는 관상동맥 우회술(CABG)이 환자의 생존율을 더 높인다고 설명했다.

가장 아픈 순간은 '피부 마취' 때… 시술 중 대화도 가능
스텐트 시술을 앞둔 환자들이 가장 많이 걱정하는 부분은 바로 '마취'와 '통증'이다. 하지만 스텐트 시술은 전신 마취나 가슴을 여는 개흉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시술'이다. 손목(요골동맥)이나 사타구니(대퇴동맥) 피부에 국소 마취만 한 뒤 가느다란 관(카테터)을 넣어 진행한다.

박상돈 교수는 시술 과정의 통증에 대해 "치과에서 잇몸 마취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대부분 피부 절개가 필요 없어 처음 손목에 마취 주사를 놓을 때가 가장 아픈 순간"이라며, "가느다란 관이 혈관 속으로 들어갈 때는 통증 세포가 없어 아무 느낌이 나지 않고, 시술 내내 의식이 깨어 있는 상태로 불편한 점이 있으면 의료진에게 바로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좁아진 혈관을 넓히기 위해 풍선을 부풀릴 때 일시적으로 혈류가 차단되면서 평소 느끼던 뻐근한 가슴 통증을 잠시 느낄 수 있는데, 이는 정상적인 과정이므로 놀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박 교수의 조언이다.

손목 혈관 이용해 시술 직후 식사도 가능… '약물 방출 스텐트'로 재발률↓
과거에는 사타구니 혈관을 주로 이용해 시술 후 지혈을 위해 4~8시간 이상 꼼짝없이 누워 있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부분 손목 혈관을 이용하면서 회복 속도도 빨라졌다. 박상돈 교수는 "손목 시술이 확대되면서 시술 직후 앉거나 걸어 다닐 수 있어 화장실 이용이나 식사가 자유롭고, 지혈이 쉬워 출혈 위험도 매우 낮아졌다"고 말했다. 혈관 모양이 복잡하지 않고 한 군데만 좁아진 단순 병변의 경우 시술 시간은 30~40분, 복잡한 경우 1~2시간 정도 소요되며 입원은 보통 1박 2일 혹은 2박 3일이면 충분하다.

기술도 나날이 발전해 재발률을 낮추고 있다. 과거 금속 스텐트의 재협착률은 20~30%에 달했으나, 최근에는 표면에 특수 약물을 코팅한 '약물 방출 스텐트(DES)'가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박 교수는 "약물 방출 스텐트는 혈관 내벽이 과도하게 자라나는 것을 막아 재협착률을 5% 미만으로 낮췄다. 또한 최근에는 혈관 초음파(IVUS)나 광간섭 단층촬영(OCT) 등 미세한 센서를 혈관 속에 넣어 스텐트가 혈관 벽에 0.01mm 단위로 밀착되었는지 확인하며 진행하기 때문에 시술의 안전성과 장기 예후가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