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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선, 유방암 초기?..."증상 없어도 정기검진 필요"
최근 개그우먼 박미선(58)이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월부터 방송 활동을 중단한 박미선은 올해 초 건강검진 과정에서 유방암 초기 판정을 받았으며, 방사선 치료를 마친 뒤 현재 약물치료를 병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소속사 측은 이에 대해 "사생활이라 확인이 어렵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유방암은 국내 여성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암으로,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자각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사망률은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진단 시기가 늦어질수록 전이 위험이 높아지고 예후가 나빠질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기사에서는 외과 전문의 이이호 과장(창원파티마병원)과 함께 유방암의 원인과 증상, 진단 및 치료법, 그리고 정기 검진 시기와 예방법까지 자세히 알아본다.
40~50대 여성 발병률 높아…대부분 '침윤성 유방암'
유방암은 유방 세포의 유전자 변이로 인해 비정상 세포가 증식하면서 종양을 형성하는 질환이다. 국내 유방암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2012년 16,803명에서 2021년 28,720명으로 약 7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50대와 40대 여성의 발병률이 높았으며, 60대가 뒤를 이었다.
유방은 젖샘(소엽)과 유관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대다수 유방암은 이 부위에서 시작된다. 암세포가 유관 벽 안쪽에만 머무는 상태를 '유관상피내암(dcis, ductal carcinoma in situ)'이라 하며 '제자리암'이라고도 부른다. 아직 주변 조직으로 퍼지지 않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치료가 쉽고 완치율도 높다. 소엽상피내병변(lcis)은 젖샘 안쪽 세포에서 발생한 비정상 세포 증식으로, 침윤하지 않아 실제 암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lcis가 발견되면 일반인보다 향후 양쪽 유방에서 암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높아, '암의 위험 신호'로 여겨진다.
암세포가 유관이나 소엽의 경계를 넘어 주변 조직으로 침범하면 침윤성 유방암으로 진행한다. 이 경우 암세포는 림프관이나 혈관을 타고 겨드랑이 림프절·뼈·폐·간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될 수 있다. 침윤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 환자의 70~8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형태다.
유방암 발생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이호 과장은 "환자의 약 5~10%는 유전성 유방암으로, 대표적으로 brca1·brca2 유전자 돌연변이가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은 후천적 돌연변이로 발생하며, 늦은 출산·비만·고지방식의 서구화된 식습관, 호르몬 요인, 음주·흡연 등 환경 요인, 가족력이 주요하게 지목된다"라며 "특히 체중 증가와 고령화가 국내 유방암 발생률 증가에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통증 없어 놓치기 쉬워... 유방촬영술· mri 등으로 진단
유방암은 초기에는 특별한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이 어렵다. 이 때문에 환자 상당수는 자가 검진이나 정기 검진에서 발견된다. 0~1기 초기 단계에서는 주로 통증 없는 멍울이 만져지거나, 유두에서 비정상적인 분비물이 나올 수 있다.
암이 진행돼 2~3기가 되면 피부가 움푹 들어가거나 주름이 생기는 변화, 유두 습진, 겨드랑이 림프절 종대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말기인 4기에는 유방 모양 변형, 유두 함몰, 피 섞인 분비물이 나타나며,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 뼈 통증이나 호흡 곤란 같은 전신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진단은 여러 영상 검사를 활용한다. 이이호 과장은 "유방촬영술(맘모그래피)은 유방을 압박해 x선으로 촬영하는 검사로, 미세 석회화나 초기 병변 발견에 효과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방 초음파는 우리나라처럼 유방 조직이 치밀한 여성에서 특히 유용하며, 발견된 멍울의 성질을 구분하는 데 도움을 준다"라고 전했다. mri(자기공명영상)는 고위험군 환자나 암 확진 후 병기 평가에 활용되며, 방사선 노출 없이 정밀한 영상을 제공한다. 최종적으로는 조직검사(생검)를 통해 암 여부를 확정한다.
조기 발견이 생존율 높인다...정기 검진·생활습관 관리 필수
유방암 치료는 암의 진행 단계, 유형, 환자 전신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국소성(0~3기) 유방암은 대부분 유방 보존 수술이나 전절제술을 시행하고, 필요시 방사선 치료와 항암 요법을 병행한다. 수술 전이나 후에 항암치료를 추가하는 경우도 있다. 전이성(4기) 단계에서는 완치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항암·호르몬 치료로 진행을 억제하고 증상을 완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이호 과장은 "수술은 대부분 환자에게 필수적이지만, 고령이거나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약물치료로 대체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할 경우 치료 성과가 매우 좋은 암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유방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0기 국한암의 경우 98%, 국소 단계에서도 90%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된다. 반면, 4기 전이성 유방암은 생존율이 약 30%로 급격히 낮아진다. 이는 조기 진단의 여부가 환자의 예후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임을 보여준다. 한국유방암학회는 증상이 없어도 30세 이후 매월 자가검진, 35세 이후 2년 간격 임상검진, 40세 이후에는 1~2년마다 유방촬영술과 임상검진을 받을 것을 권장한다.
유방암의 예방을 위해서는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이 과장은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주 3~5회, 30분 이상), 적정 체중 유지, 금연·절주, 콩류를 포함한 균형 잡힌 식단을 지키는 것이 도움이 되며,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조기 발견과 생활 습관 관리가 유방암 예방과 예후 개선의 핵심이다"라고 강조했다.